음...
헤어지자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...

집 앞에 바래다 주고...
똑같은 일상이었다라고 나는 생각을 했는데...

약간… 그녀가,
조금은 평상시와는 약간 다르게 좀 우울해하는...
근데 그 우울기가 다른 때랑은 좀 틀리기는 했어요
다른 때는 조금 짜증이었는데 이건 짜증이 아니구 이상하게
내가 정말 이해 못하는 우울인거 같아서...

남자가 좀 미련한거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게...
그걸 빨리 눈치를 채구서
어떻게 대처방안을 딱 생각을 했어야 되는데..

"아..얘가 또 이러는구나.."라고 생각을 했나봐요
그래서 평상시대로 집에다 바래다 주고...
근데 그 바래다 주는 와중에 나도 짜증이 나서…
예감을 못한거지요

그냥..그래서.."야야, 내일 전화하자"
뭐, 처음에는 이렇게 막 달래다가 안되니까...
왜 달래다보면 짜증나잖아요
말을 안듣구 막 그러면..
그런데 집앞에 들어가는 순간에
갑자기 할말이 있다구 그러드라구요
그래서 무슨 얘긴가하고 주의깊게 들어봤더니...
"더 이상 힘들고 싶지 않아"
라고 얘기를...

한 6년 정도 사귀었었거든요
어.. 제 그때 들었던 생각은
지난 6년이 얘에게는 힘들었었구나..
힘듦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니까
뭐라고 할 수 있는 여지가 안 생기는 거에요

뭐..근데 그때 만약에 제가 유지태씨 같았으면...
봄날은 간다에서의 유지태씨 같았으면...

그러드라구여..극중 대사에서..
헤어져..그랬더니 유지태씨는
"앞으로 잘할께"라고 얘기를 하더라구요
근데 그건 영화여서 나왔는지 몰라도
전 그런 얘기가 안 나오드라구요
그냥 아무 할 말이 없어지면서
머..알았어라든지..머..잘가라든지..
전화할께라든지..

뭐~~ 아무런 말 못하고 그냥 뒤돌아서
터벅터벅 걸어갔는데...
걷는 그 와중에 드는 생각이..
어.. 나 정말
내 무릎 아래가 없어졌는 줄 알았어요
그러니까 내가 걷고 있는건지..
그렇게 그냥… 그렇게..

하여간 가긴..가는데..
택시를 타고..타서 집에까지 오는..
항상 똑같은 길이였어요
그 루트가..매일 뭐..바래다 주고
집에 오고 했던 길이였는데..
그런데 그 길에서 택시 아저씨랑 그렇게 있다가
눈물이 그 때 '팍'하구 쏟아지더라구요
'팍' 쏟아지는데..
너무도 서럽게..

그 때두 이렇게 눈물 한 방울
쭈루룩이 되야 되는데 그게 안되요
쿨하게 이렇게 촥..
저는 그래서 그런 영화에서 나오는
그런거 보면 잘 안 믿어요
그건 연기구나 라구 생각되고..
파이란에 나오는 최민식씨처럼
'앙앙'하구 우는거 있죠
펑펑 우는거..
저는 대다수가 그렇게 울거라고 생각을 해요

저는 정말 "어흐흐"하구 우니까
그 택시운전기사 아저씨가
왜 그렇게 우냐고..그러는데..
그 때 했던 얘기가..창피함도 있었고..
그리고 다른 뭐..
멋진 뜻으로 했던 얘긴 아니였는데..
여자친구가 죽었다구 그냥 그랬어요
그리고서 막~울었어요
그러니까 그렇게 얘기하면 울어도 되잖아요
그러니까..아우 이사람이..많이 울라고
그런식으로 얘기 하더라구요
그래서 상처가 아문듯 했어요
한동안..그러다가..그 날만 그렇게 막 슬펐고..
다음날 딱 눈 떴더니 괜찮드라구요

그런데
그렇게 괜찮다가..
1년 뒤에 한 번 또 슬펐어요
그러니까 그게 불현듯 찾아오드라구요
그 한 동안은 별로 슬픈지 모르는데..

여자분들의 특징은..
제 주위에 있는 분들 봤더니..
한 두달간은 거의 폐인처럼 지내는거 같고..
남자들은 한 두달은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
증상이 좀 천천히 오는 거 같아요

예..불현듯..저는 그랬던거 같아요
그 때가 제일 쎘던 이별의 경험..





사진.글/유희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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